차분차분의 삼척여행(2) - 상상공장 환선굴과 촛대바위 가는 길
차분차분 | 조회 9485 | 공감 2346

 

# 거대한 지하계곡에서 무엇을 확신할 수 있는가, 환선굴

환선마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의 환선굴.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복잡한 구조를 지녔다는 그곳에 도착하면서 안개비가 소리 없이 내렸다. 이곳까지 우리를 배웅해 주신 환선 마을 아주머님께서 몇 번이나 환선굴에 가려면 식사 든든하게 하고 가야한다고 강조하셨다. '그럼, 고생들 하세요~'하는 유쾌한 목소리가 귀에서 점점 맴돌고 입구부터 경사진 땅을 점점 축축해지는 머리를 숙이고 터덜터덜 올랐네.

 

 

 

 

이 익거나 단풍이 들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낼 때가 여행의 최적기라고 하니까 나는 그 시기에 꼭 맞춰 여기에 온거다. 동네에서도 감나무 있는 집을 보면 참 부럽다.

 

 



 

여행 떠나기 전 참으로 바보같은 생각을 했었다. 며칠 전 집 도배를 하면서 천장을 바르다가 두 팔을 높이 들고있는 상태에서 중심을 잃고 의자에서 철퍼덕 굴러 떨어졌었다. 그때 꽤 타격이 커서 아직까지 멍도 가시지 않고 다리도 약간 부어있는 상태였기에 많이 걸으면 힘들테니 산은 피해야지 하며 고른 장소가 환선굴이었다. 굴이 산 속에 있는거야 당연하지 어디 나 홀로 도심 한 복판에라도 있다더냐?!

 

그래도 아직 젊다고 풍경을 벗삼아 힘든건 알아도 지루한지는 모르고 올라갔다. 그래서 젊어서 노세~ 라는 말도 있는건지. 집에 와서 말하니까 엄마는 예전에 환선굴 보러 갔다가 하도 인파가 많아서 줄만 서 있다가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하산했다고 한다. 다리 아프다고 하니까 젊을 때 부지런히 다니다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말씀도 덧붙이셨다.




 

30분 동안 낑낑대며 올랐왔다는 사실을 잊을만큼 환선굴 내부는 엄청나게 깊고 넓었다. 다시 세상밖으로 돌아갈 수는 있는건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한 스님이 굴에 들어갔으나 나오는 것을 보지 못하였으니 신선이 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굴이 이렇게나 넓으니 조명도 안내판도 없던 시절이었으니 분명 출구를 찾지못하였던 것이 아닌가 싶다. 영화 디센트에서 그녀들이 느꼈을 공포를 언뜻언뜻 동굴의 위를 올려다보며 깊이를 알 수 없는 구멍을 발견할 때마다 느꼈다. 누가 동굴에 무엇이 살고 있는지 다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깊고 깊은 지하계곡의 세계는 그야말로 상상의 힘이 키워지는 공장과도 같은 곳이라 할 수 있다.

 

 

 

 

# 오징어가 말라가고, 그 옆 오리가 있는 풍경ㅡ촛대바위로 가는 길

촛대바위 가는 길에 더 예쁜 모습은 오징어는 꾸덕꾸덕 말라가고 그 옆에 한가로이 헤엄치는 오리떼들이다. 바다 한 줄기가 들어와서 작은 냇물처럼 양 옆으로 모래벽을 쌓아두고 물길이 만들어졌나 보다.



 


 

이곳에서 이승기가 나왔던 드라마, 찬란한 유산을 촬영을 했었다고...

 


 

 

옹기종기 꽃을 피우고 있는 해국. 눈에 보이지도 않을 작디 작은 씨앗 하나가 자기 몸을 누일만한 흙 한 줌도 없었는지, 어떤 비행을 거치고 이 딱딱하고 차가운 절벽 사이에 자리를 잡았을까!

 

 


 

겨울 바다는 바람이 시리기만 하고 쓸쓸해서 싫고, 청명하고 시원한 가을 바다가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  


 

 

 

산을 벗어나자 바로 흩뿌리던 비는 그쳤다. 날이 금방 어둑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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