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오리 :: 모란시장 이야기
목욕탕오리 | 조회 12408 | 공감 1598


 

성남의 모란역에서는 4일 그리고 9일마다 장이 열립니다. 누구에게는 일상인, 누군가에게는 향수에 젖게 만드는 그런 재래시장이죠. 풀데기 반찬거리부터 푸르딩디한 생선들, 시퍼란 날이선 육칼, 농사용 장화에 빨간 꽃 수놓은 가을 자켓까지.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는 그런 곳입니다.







 

장이 여는 날짜에 맞춰 엄마손을 잡고 모란시장에 들어섰지요. 사람이 그득한 좁은 길목을 휘적휘적 걷다보면, 이런 것도 파네~ 저런 것도 파네~ 어린 처자는 신기합니다. 알록달록한 시장의 모습에 집에 두고온 필카 생각이 간절히 그런 풍경이죠. 어머니는 오늘 저녁 찬거리를 위해 생선 한마리를 사시고, 주말에 먹을 과일도 한 바구니 고르십니다. 손이 무거워지네요.

 


 

 

아무래도 연세 있는 분들을 위한 옷들이 많더군요. 컬러풀한 파라솔에 걸린 상의가 마치 하나의 작품같지 않나요? 백남준아트센터도 이보다 화려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시골의 할머니 댁에 가면 걸려있을 법한 옷들이 정말 친근하네요. 초등학생의 대통령, 뽀로로가 새겨진 옷도 있습니다. 여기서 만나니 반가워요.

 

 

모란시장에서 유명한 것이, 보양식(...)골목과 기름골목이라 하더군요. 아무래도 보양식 골목은 왠지 제대로 응시하진 못하겠더라구요. 하하. 건물들 틈으로 자리잡은 기름골목으로 들어가니 고소~한 냄세가 진동을 합니다.

 

 

 

 

아니 이것은 자라? 자라를 도망가지 못하게 줄로 묶어 놓았더라구요. 보기에는 귀여운 생각이 들지만 .. 음 너의 미래가 뭔가 안쓰럽구나. 저렇게 바구니에 담아두니 파닥파닥 난리를 치는 장어같은 녀석들은 대야 밖으로 튀어나오기도 하더라구요. 와 마냥 신기했지요.

 

 

한쪽 블록으로는 먹거리 점포들이 쭉 늘어서 있습니다. 치치치-익 전 부치는 소리, 달콤고소한 단팥죽 냄세, 달그락 달그락 식혜 얼음 부딛치는 소리를 들으니 마냥 배가 고파져 옵니다. 그 중 제가 고른 메뉴는 막 튀겨져 나온 커다란 오징어와 새우튀김. 두 종류 섞어서 8개에 5,000원이니 저렴한 건 아닌 것도 같고? 하하. 그래도 따끈따근 고소한 것이 완전 별미네요.  

 

 

기웃기웃거리며 한번 쭉 돌아보는데 한시간 살짝 넘게 걸렸네요. 짤막한 시간동안 소탈한 재미가 있는 곳이었지요. 종종 찾게 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 by. 목욕탕오리, 오리 http://blog.naver.com/ducky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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