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양평의 보릿고개마을
차분차분 | 조회 25510 | 공감 2767

 

서울에서 1시간 반 정도를 달려 도착한 양평의 보릿고개마을은 서울과 멀지 않은 곳이지만, 아담하고 고즈넉한 풍경 덕분에 도시에서 아주 멀리 나온 것처럼 산뜻한 기분이 들었다. 야트막한 돌담을 따라 가지런히 놓여있는 화분의 행렬이 햇살 따뜻한 어떤 봄날의 화사함을 연상시켰다. 다만 오늘은 바람이 차갑고 기온이 뚝 떨어진 겨울의 초입이지만, 봄이 오면 무척 예뻐질 그 날을 충분히 상상할 수는 있었다.

 

 

 

눈물의 미아리고개와 일맥상통하는 <보릿고개>라는 마을 이름은, 한국인이라면 겪어보지 않은 세대라도 가슴 속에 찰나의 저릿저릿함이 훑고 지나갈 것 같다. 보릿고개마을은 2004년부터 시작된 슬로우푸드 사업과 2005년 정보화마을 사업을 통해, 굶주리고 가난했던 1960년대의 보릿고개를 테마로  "가난했던 옛 시절에 허기를 달래주던 꽁보리밥과 호박밥, 쑥개떡, 보리개떡 등 추억의 먹거리 음식'을 도시민에게 신개념의 체험현장으로 제공하고 있다. 

 

 

 

# 짚으로 계란꾸러미를 만드는 체험

흔하디 흔한 것이 계란이지만 지금도 계란은 유용한 반찬이며 간식거리가 되어준다. 그 옛날에는 분명 장날 계란을 갖고 나가 팔아서 가계의 귀중한 소득이 되어주었을텐데 깨지기 쉬운 계란을 어떻게 갖고 나갔을까? 바로 짚이었다. 빳빳한 짚에 물을 먹여 축축한 상태로 다루기 쉽게 만들고, 짚을 엮어 계란을 감싸서 보관과 이동이 편리하게 만들었다.

 

 

 

오일장을 구경가면 요즘도 가끔 이런 계란꾸러미를 볼 수 있다. 예쁘고 특이해서 몇 번 사가지고 돌아왔던 적이 있었는데, 오늘 이렇게 직접 만들어 볼 수 있게 되었다.

 

 

 

아무래도 눈썰미도 손재주도 둔한가 보다. 처음에 계란을 손에 쥐었을 때 온기가 느껴지기에 '왜 삶은 달걀을 준비해두었을까?' 했더니 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억지로 계란꾸러미를 만들어놓고 보니 성한 것이 없을 정도로 금이 쩍쩍 가서 속살이 드러나 있었다. 생각보다, 보기보다 무척 어려웠다. 이래서는 도저히 계란꾸러미라고 할 수도 없겠고, 이렇게 들고 장에 나가면 도착도 하기전에 다 깨져버릴 판이다.

 

 

 

마을 어르신께 제대로 배워보기로 했다.

나는 아무리해도 계란이 빠져나오니까 중간 부분을 사정없이 꽁꽁 빈틈없이 묶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짚 속에서 일렬로 차곡차곡 제자리를 찾은 녀석들을 보니 어쩜 이리도 앙증맞고 새초롬한지!

 

 

 

남은 부분은 새끼를 꼬아 손잡이를 만들었다.

 

 

 

짚으로 계란꾸러미만 만드느냐~ 이렇게 새집도 만들고 바구니도 만들고, 마을 어르신들의 놀랄만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 최고의 간식이 뚝딱 탄생합니다. 튀밥강정

계란꾸러미에 애를 먹었지만 튀밥가정 만들기는 그야말로 "뚝딱" 탄생하여 기쁨이 배가 되었다.

냄비에 식용유 약간과 조청이 담아져왔다. 부글부글 하얀 거품이 올라올 때까지 주걱으로 저어 끓이다가 불을 끄고~

 

 

 

튀밥을 넣고 고루 섞어준다.

 

 

 

틀에 덜어 5분 정도 식힌 뒤에

 

 

 

손으로 꾹꾹 판판하게 눌러주면 완성! 식히지 않고 바로 손을 대면 달라붙으니까 조심!

너무너무 쉽고 만드는 과정도 간단해서 신기했다. 이렇게 멋진 요리강좌라니! 크리스마스 시즌이라고 요즘 쿠키나 케이크 만드는 요리 수업이 많던데 다 필요없이 튀밥강정으로 크리스마스 선물도 나누고, 아이들과도 쉽게 크리스마스 기분을 내면 좋겠다. 여기에 튀밥외에 호두와 말린 과일 등을 더 넣어주면 금상첨화겠지!

 

 

 

양평 보릿고개마을에서는 이외에도 두부만들기, 봄나물채취, 제기차기 등 아주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었다.

 

 

 

#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비빔밥

여행가면 먹거리도 큰 기쁨이 된다. 비빔밥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먹거리 중 하나이지만 여행 다니면서 제일 꺼리는 것이 또 비빔밥이었다. 그런데 이곳에서 먹은 비빔밥은 얼마나 맛있었던지! 역시 같은 음식이라도 누가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하다고 새삼 또 느꼈다. 비빔밥에 들어가는 재료야 콩나물, 시금치, 고사리 등 엇비슷한 나물들이지만 참 달랐다. 야무지고 맛깔스럽고 정갈하고, 이 비빔밥 먹으러 다시 찾고 싶을 정도였다. 뜨끈한 콩나물국도 한 몫 거들었다.

 

 

 

짜지 않게 고추장은 적당히 넣어 잘 비벼서 한 입! 어우러짐의 미학이 아닐 수 없다!


 



돌아가는 발걸음에 오늘 체험한 튀밥강정과 계란꾸러미가 풍성함을 더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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