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리즈의 여행일기 - 백제여행, 공주편
리즈 | 2011.05.25 | 추천 : 1939 | 조회 10577


백제여행, 공산성 끝에서 공주를 내려다보니


공주는 부여처럼 하루만에 둘러보는 아기자기한 동네가 아닙니다. 곳곳에 볼거리가 넓게 펼쳐져 있어서 1박 2일정도의 여유있는 일정이 필요합니다. 자가용이 필요한 구간도 더러 있어 뚜벅이 여행자들에겐 다소 버거울 수도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뚜벅이 여행자 리즈가 공주를 추천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지요. 궁금하시죠?
우선 제가 이번에 영행 경비를 가장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도와 준 숙소 '영농재' 입니다.
 


공주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영농재는 관광객들에게 저렴한 요금으로 숙소를 제공합니다. 아직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 기존의 일반 펜션에 비하면 훨씬 깔끔하고 좋습니다. 다만, 차가 없으신 분들은 버스가 몇 번 다니지 않기 때문에 택시 타는 것을 각오하셔야 하는데요. 공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츨발하면 약 7000원정도 나옵니다.

 



영농재
가격 : 방 1개(2인기준) 15,000원
시설 : 화장실 개별, 부엌 공용(기기 준비 완료)
입실 : 14시부터 21시까지,  퇴실 : 다음날 오전 11시 이전
장점 : 편리하고, 깨끗한 시설. 오전 식물원 이용 가능
단점 : 우풍이 좀 있음,  어려운 교통편
 
영농재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전화를 많이 드렸었는데, 늘 친절하게 받아주셔서 몹시 감사했더랬죠. 저녁 늦게 도착해서 영농재에서 하루 묵고, 아침에는 영농재의 식물원을 구경하였습니다. 맛있는 커피도 한 잔 하면서 느긋하게 꽃구경하는 재미도 은근히 쏠쏠합니다. 그럼 식물원 구경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주여행기로 들어갑니다.
 



공주여행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넓은 공주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포기할 것인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공주 추천 여행지는 크게 마곡사 쪽이랑 시내 중심지(공산성주변), 계룡산 쪽 이렇게 세 군데로 압축됩니다. 저희는 뚜벅이여행이기 때문에 시내중심지에서 멀지 않은 포인트를 위주로 여행을 했습니다.  
 
제가 진행했던  여행 루트 입니다.

 
하지만 여행을 하고 돌아오니 이런 여행 루트는 어떨까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고심 끝에 완성한 저의 추천루트는요.
 
 
이 때 아까운 점은 금강철교를 걸어서 건널 수 없다는 거. 하지만 여행 시 체력 비축도 나름대로 중요한 요소가 되겠죠?
 
이 길이 좋은 건 걸을 때도 내리막으로 걸을 수 있고 나름대로 걸을만 하다는 겁니다. 저의 루트대로 가시면 운치도 느끼고 좋지만, 나중에는 금세 지쳐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금강철교를 지나 공산성을 돌아....

오전에 느즈막히 영농재에서 나오는 차를 얻어타고 나오는 길에 아저씨가 금강철교를 건너보라고 내려주셨습니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 아름다운 철교를 지나고나니 공주가 한 열배 쯤은 좋아진 듯 합니다. 그리고 금강철교 건너편에서 보는 공산성의 모습도 몹시 인상적입니다. 지금은 나이를 많은 철교라 일방통행으로만 차가 다니지만, 이전에는 이 철교가 정말 많은 일을 했다고 하더군요.


공산성에서 내려다 본 금강철교입니다. 파란 하늘 공주 여행은 이 금강철교에서 시작했습니다.

멀리 보이는 공산성을 보며 가볍게 식사를 해결하러 갑니다. 마치 작은 산을 어우르고 있는 공산성은 적의 침략을 대비해서 만들어졌다기 보다는 마치 공원처럼 푹근하고 아늑한 모습입니다. 산세를 망가뜨리지 않고 그 모양대로 가지런히 정렬해있는 모습이 마치 자연의 일부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공주에 사시는 분들은 오전에도 저녁에도 아무때나 이 아름다운 역사의 주변을 산책하시겠지요. 왠지 마음도 함께 예뻐질 것 같은 길입니다.
 



이제 공주에 와서 저를 반하게 한 곳, 1박 2일의 길지 않은 여정 내내 저의 발걸음을 자꾸만 멈추게 했던 공산성을 자세하게 소개할까 합니다. 
 
먼저 늦은 저녁 석양 질 무렵의 공산성입니다. 터미널에서 친구를 보내고 혼자 왔는데, 일몰시간에 맞춰 공산성으로 출발했습니다. 공주 버스터미널 근처에서 공산성가는 버스가 꽤 있어서 수월하게 왔어요. 다만 버스노선 보기이 복잡해서 공주시민 분들의 도움을 좀 받아야 할 것 같네요.
 
 
 
 흑백은 조금 쓸쓸한가요? 시간 탓인지 공산성에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저는 누군가와 함께하는 여행이 좋지만 오늘만큼은 혼자하는 산책이 무척 의미있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길게 뻗어내려가는 길을 따라서 한발자국씩 무거움을 내려놓고 가벼워질 수 있으니까요.
 
 

 
공산성을 거니는 동안 산책을 나온 청년 두 명이 주거니 받거니 장난을 치며 일몰을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혼자인게 좋다가도 그런 순간에는 내심 친구가 그리워지기 마련이지요. 저 멀리 지는 해가 아련해서 더 그랬을까요?
공산성에 서서 금강철교를 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집 앞마당처럼 훤히 내려다보이는 공주시내도 확 트인 맛이 있습니다.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시내를 보면서 산성을 다 돌지 않고 내려왔습니다. 산성 내에 은근히 길이 많아서, 힘들다 싶으면 샛길로 들어가 밖으로 다시 나올 수 있답니다. 그 쯤 친구녀석에게 도착했다는 전화가 왔습니다. 친구를 터미널로 마중나가 영농재에서 또 하루를 묵었죠.
 
보령에 바다를 보러 갈 계획이라 공주를 둘러 볼 기회가 없는 친구에게 꼭 소개하고 싶은 공주의 풍경은 공산성이었습니다. 지난 아침 그랬던 것처럼  또 다시 금강철교를 건너니, 아련하게 물안개가 올라오는 공산성은 다른 모습으로 아름답습니다. 금새 쨍하고 올라오는 태양에 언제 그랬냐 싶게 반짝반짝해졌지만 말입니다.
 
 
 
어제 개구쟁이청년 둘이 열심히 올랐던 것처럼 저도 친구녀석과 신나게 오릅니다. 어제 그 순수한 청년 두명처럼, 우리도 친구라고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며 올라가는 길이 즐거웠습니다. 내가 내려놓았던 그 무거움들을 보면서 마구 웃어줬더랬죠. 지금에와서 보니 공산성의 어떤 풍경도 참 기억에 남습니다. 두 명의 친구와 다른 풍경으로 맞이하고 석양을 따라 홀로 걷기도 한 길 중 어느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추억입니다. 이런 곳을 소개 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무령왕릉

다시 첫째 날 여행코스로 돌아와 공산성을 지나 무령왕릉으로 갈까요? 무령왕릉은 예쁜 길을 따라 걷는 코스인데요.  참 멀고 험합니다. 계다가 오르막이라 숨도 찹니다. 그냥 버스 타고 올라갈까 약해지는 꾸욱 누르고는 슬슬 걸어올라갑니다. 사실 친구와 저는 길을 잘 몰라서 좀 돌아갔는데, 굽이굽이 흐르는 개천과 함께 어깨 위에 따스한 햇살을 켜켜이 쌓으며 부지런히 올라갔습니다.
 

 무령왕릉과 국립공주박물관은 입이 떡 벌어질만큼 볼거리가 많은 명소들은 아니지만.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어마어마한 국보들은 한 번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 참고로 국보는 모두 국립공주박물관에 전시되어있습니다. 무령왕릉 박물관에 있는 것는 진품을 재현한 레플리카(모조품)라고 합니다.
 

거대한 능(陵)을 보고 있자면 한 시대를 지배한 사람의 마지막이 저를 압도합니다. 그 시작과 끝이 어디인지도 알 수 없고 마치 산처럼 보이는 거대한 능이 보이지요.  그 안의 부장품은 말할 수 없이 섬세하고 아름답습니다

 
 국립공주박물관
 
무령왕릉에서 나와 공주 박물관까지 걸어갑니다.  택시를 탈까도 했지만 거리가 애매하니 결국 걷기로 한 것이죠. 국립공주박물관은 큽니다. 사실 볼거리에 비해 좀 크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부여박물관에서도 이야기한 것이지만, 석기시대나 청동기시대의 유물들은 사실 좀 재미가 없는 편입니다. 하지만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부장품을 보는 기쁨은 남달랐어요.

국립공주박물관에서 인상적이었던 장소가 매화골이었는데 매화나무가 무척 많이 심어진 산책로였습니다. 그런데 산책로 입구에 뱀을 조심하라는 문구가 써져있어 잠깐동안 여길 올라가볼까 말까 고민을 해야 했답니다. 매화의 이름은 모르지만 하얗게 올라온 매화의 모습도 이쁘고, 그 모습으로 입구를 만든 붉은 매화의 모습은 매력적입니다.
 


이 곳에서 부여와 공주를 함께 돌았던 친구는 돌아가겠다 합니다. 그리고 다른 친구는 홀로 여행하는 친구에게 선뜻 와주겠다 했지요. 친구를 보내고 다시 또 친구를 기다리는 동안 부여에서 그랬던것처럼 몇 시간 정도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시간에는 공주터미널에 있는 까페 '커피나무 609'에서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라는 책을 읽으며 체력도 충전하고 노을지는 공산성을 오르기도 했지요.
 
이번 여행은 유난히 풍요롭고 즐거웠습니다. 빡빡한 일정과 다양한 유적지 때문이라기 보다는 많은 생각과 고민때문인 것 같습니다. 한가로운 대천해수욕장을 종착지로 해서 이번 여행은 끝났습니다. 언제 또 저는 이런 여행과 마주하게 될까요. 좋은 사람과 좋은 공간 이 모든 것이 맞아 떨어지는 그 행운이 올 가을에도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
 

 
먹거리

- 쌍둥이네 김밥
공주종합버스터미널 내에 김밥집이 두 개 있는데 그중 하나가 <쌍둥이네 김밥>입니다. 공산성에 오르기 전 김밥 하나를 포장해서 갔는데, 김발도 없이 손으로 재료 듬뿍듬뿍 올려서 순식간에 말아주셨습니다. 참깨까지 듬뿍 뿌린 정성 가득한 김밥이어서 그런지 혼자 먹는 외로운 저녁일지언정 행복한 만찬이었습니다.
 

쌍둥이네 김밥 Information
ADD : 충남 공주시 신관동 608(터미널내129호)
TEL : 041-856-5363
  
- 커피나무 609
공주종합터미널 안에 있는 커피나무 609는 저렴한 가격, 깔끔한 분위기, 주인부부의 따뜻함이 느껴지는 까페입니다. 공산성을 가기 전과 다녀온 후에 모두 들러서 향긋한 커피향에 취했었지요. 사람좋은 주인부부께서 산성 가는 길도 기쁘게 알려주시고, 또 제가 책을 읽고 있는 것을 보시곤 슬쩍 관심도 보여주셨습니다. 사실 이런 까페에 앉으면, 책이 있기는 한데 책을 읽기가 무척 불편할 때가 종종 있죠. 오랜만이었습니다. 이렇게 편한 까페에서 편안히 등을 기대본게.

커피나무 609
충남 공주시 신관동 609 종합터미널내
041-856-2570
 
- 장수고을
여기는 공산성을 가는 금강철교 맞은편에 있습니다. 지나는 분께 여쭤봤더니 이 곳이 사람이 제일 많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들어가 봤더니, 아직 점심시간 전이라 사람이 붐비지 않아 다행이었습니다. 단체손님만 두 팀이 있었는데, 곧 자리가 차기 시작하는걸 보니 정말 인기가 많은 식당인 듯해요.  아래의 메뉴는 돌솥밥이고, 6000원입니다. 깔끔하고, 단정한 식사였습니다.


장수고을
충남 공주시 금성동 184-1
041-856-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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