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리즈의 여행일기 - 대이작도 24시 #1
리즈 | 2011.11.21 | 추천 : 1902 | 조회 11560









▲ 해가 막 지고 푸른 어둠이 내려앉기 직전의 대이작도
 
여행은 늘 생각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아요. 뭐 어쩌면 그게 매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곳을 여행할 때도 그렇지만, 섬 여행은 특히 변수들이 많아 당황할 때도 있고 겁먹을 때도 있지만 그게 다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여행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럼 따끈따끈한 엄마 손 잡고 나들이한 대이작도의 24시를 소개합니다.





 01. 원래 이런곳이 아니었는데...                                    1st Day 오후 130



여기는 인천여객터미널입니다. 원래 이 곳의 도착시간은 8시가 안된 시간이었어야 하는데, 30분이 훌쩍 넘어 도착했더랬죠. 원래의 목적지인 백령도와 대청도는 아스라이 멀어지고 여객터미널에서 비교적 가까운 섬들을 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덕적도와 승봉도, 자월도 그리고 이작도가 물망에 올랐지요. 이상하게도 마음에 끌렸던 이작도.. 사실은 모두 이름이 서정적이고 예쁘지 않나요? 꼭 한번 씩은 들러야겠다 마음먹고 있습니다.


 ▲ 바다를 가로지르는 하얀 물살과 그 위를 나르는 갈매기들이 두근거리는 여행의 시작입니다.

어른이 되고 엄마와 단둘이 가는 첫 여행. 생각해보니 엄마에게 너무 무심한 딸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따끈따끈한 엄마의 손이 오늘따라 시큰한 기분이 드는 것이 앞으로도 이런 여행을 자꾸 추진해야겠습니다. 

이작도까지 가는 배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1시간 남짓 걸리는 쾌속선과 2시간 넘게 걸리는 카페리호. 쾌속선은 빨리가는 장점이 있고요, 카페리호는 차를 가져갈 수 있다는 점과 누워서 노닥이며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일단 카페리호가 50%정도 저렴했던 것 같아요. 저는 오갈때 모두 카페리호에서 숙면을 취하며 왔답니다.  

그럼 이작도로 들어섭니다.





 02. 점심먹고 숙소잡고                                                 1st Day 오후 3시 57



오늘의 점심은 회와 매운탕입니다. 제가 방문한 5월에는 식당이 단 두 곳이었답니다. 선착장 앞에 있는 일반 식당과 제가 방문한 이레 식당이었죠. 워낙에 늦은 점심이라 배가 고프던 참에 조금 걸어보자 하고 들어 온 곳이라 얼른 음식을 주문해서 먹었답니다. 주인께서 반가운 손님이라 산에서 두릅을 직접 따오셨는데 어찌나 향긋하고 맛있던지.. 탱글탱글 살아있는 회까지 일품이었습니다. 바다로 둘러쌓인 섬마을에서 먹는 회라니 도시에서 먹는 것과는 그 느낌이 다릅니다.
 
식사를 하다가, 근처 펜션을 잡기로 했는데요. 이작도는 사실 여기저기 펜션이 가득합니다. 선착장에서 가까운 큰마을에도 풀안해수욕장 근처에도 섬마을선생님 촬영지까지 펜션이 가득하니 좋은 쪽으로 선택하시면 됩니다. 엄마와 저는 그냥 편하게 큰마을에서 지내기로 했습니다. 어느 펜션이나 차를 가지고 들어가지 않아도 원하는 곳은 픽업해주고요. 휴가철에는 음식을 하시는 곳도 많다고 하는데, 주방시설까지 깔끔하게 있어서 큰 불편없이 이용했습니다.
이레 식당에서 하는 펜션은 식당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는 것 같고, 제가 이용한 그 옆집 펜션은 조용하고 친절한 주인분들 덕분에 편한 휴가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Tip
- 이레민박 : 010-4754-5295
  인천시 옹진군 자월면 이작리 519번지.  2인실로 침대와 주방, 욕실이 있음. 
* 참고로, 슈퍼나 시장이 별로 없으므로 미리 시내에서 필요한 것은 준비해가는 것이 좋음





 
 03. 대이작도의 석양                                                  1st Day 오후 636


▲ 드디어 마주한 정상, 그리고 서서히 지는 태양을 따라 이작도가 금빛으로 물들고 있습니다.

대이작도에 오시면 꼭 보셔야 할 것이 석양입니다.  석양은 어디서도 볼 수 있겠지만 부아산의 정상이 가장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는 곳일 것 같습니다. 부아산 정상은 잘 닦아놓은 신길과 구길로 나누어져 올라갈 수 있는데, 저희는 작은 등산로로 만들어진 구길을 이용했습니다. 그다지 높지도 않고 길이 나쁘지 않아서 천천히 올라갔는데요. 봄의 끝에 다달은 시간이라 아직 남은 봄꽃들이 마구 일렁이고 있었습니다. 그 아름다움이란!!

이작도에서 꼭 보아야하는 두 번째 풍경은 구름다리.


새빨갛게 예쁜 구름다리는 그 자체로도 몹시 견고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리가 어찌나 떨리는 지..개구장이 엄마는 그런 제가 재미있으셨는지 앞서시다 말고 다리를 신나게 흔드십니다..
"에잇! 하지 말래도!!"
 물론 이런 말이 통할리가 없지요. 이 곳에서 예쁘게 V자를 한 엄마의 사진과..똑같은 포즈를 하고 찍은 저의 사진은 추억이 되겠죠. 빨간 부아산 구름다리 위에 놓고 온 웃음소리도 말입니다.





 04. 아름답고 적막한 밤 아래                                         1st Day 오후 시 11



피곤하니 얼른 잠자리에 들자던 엄마를 꼬셔서 해변으로 다시 나왔습니다. 도착했을 때 가득 찼던 바닷물이 빠지고 그 끝이 어딘가 출렁이는 밤바다에 서니 정말 여행 기분이 물씬 납니다. 조금은 투정을 부리던 엄마도 해변길을 따라 조금씩 걸으시는 것이 바로 즐거움이 아닐까요. 서늘하게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비가 조금씩 섞여 오래 거닐지는 못하고 금세 들어가야 하니 그 마음이 많이 아쉽습니다.
 
내일은 대이작도가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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