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추천] 더운 한낮, 청주에 놀러가다
리즈 | 2011.12.05 | 추천 : 2580 | 조회 28405






 
청주 여행을 돌아볼까 합니다. 가끔 다시 가고 싶은 여행지들이 있는데, 그 때 있었던 일 때문이기도 하고, 다른 계절에 다른 모습으로 만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니까요. 청주는 제게 몹시 사람냄새 짙게 배인 투박하지만 정많고 따뜻한 동네였습니다. 그건 사실 대한민국 어느 골목을 돌아다녀도 그러하지요. 무서운 뉴스거리가 끊이지 않는 요즘에는 골목 구석구석 돌아다니는 것은 조금 무서운 일이 되었습니다. 순천의 영화촬영소처럼 정말 아무도 살지 않는 세트장이거나 오픈 된 골목길을 다닐 때는 그렇지 않지만 막다른 골목이 많은 동네를 돌아다닐 때는 저도 모르게 어깨를 움츠리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제게 여전히 가고 싶은 골목으로 남아있는 청주를 다시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가을과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입니다. 서늘한 가을바람과 함께 한다면 이 거리가 얼마나 좋을까요.

WHO : 다시 가도 좋은 사람과 함께!
 
꼭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청주를 다시 간다면 좋은 사람과 함께 가겠습니다. 함께 갔던 친구와 다시 가도 좋겠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좋은 사람과 함께 즐거이 이야기 나누고 그 사람의 사진을 찍어주고 내 사진을 찍어달라 조르는 일을 얼마나 멋진 일인가요. 청주를 처음 갔을 때도 저는 그런 시간을 보냈습니다. 우리가 미처 하지 못했던 일을 이번에는 더 많이 할 수 있겠지요. 
 
혼자하는 여행은 어떠하겠느냐 물어보신다면.. 
많이 걷는 여행을 좋아하세요? 그렇다면 추천입니다. 홀로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놓고 그 이어폰이 건네는 감성과 하는 여행도 좋으시다면 말이죠.


 
WHEN : 뜨거운 여름보다는 서늘한 가을에 
 
이 곳은  상당산성입니다. 청주에서 꼭 가봐야 하는 두 번째 장소지요. 상당산성을 가는 버스를 타고 꼬불꼬불 꽤 오랜 시간을 가면 외곽에 상당산성이 있습니다. 좀 더 빠른 길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버스 강추합니다. 아주 스릴이 넘치거든요.
 
다시 돌아와 봄,여름,가을,겨울 언제나 아름다운 대한민국은 때마다 매력이 철철 넘치지만 여름에 가보고 나니 이 곳 청주는 너무 더워요. 내내 헥헥 거렸죠. 오죽하면 술이라고는 도리도리하는 친구녀석이 막걸리를 한 잔 마셨다나요. 푸른 청주가 가을에는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빨강노랑 단풍이 불타오를 산과 그 안에 소담하게 자리한 산성의 매력이 그려질 듯도 합니다.
  



WHERE : 수암골과 상당산성은 기본 
 
처음 청주를 가자는 말에 친구녀석 답하길 '청주에 볼게 뭐 있냐'
청주여행을 계획하신다면 단연 수암골과 상당산성입니다. 저는 투표를 하고 넉넉한 마음만 들고 청주를 향했는데 편한 마음으로 두 군데를 다 돌아보고 왔어요.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출발하시는 분들께는 당일치기 나들이로 아주 좋은 여행지입니다.
 
꼭 두 군데를 다 돌아 볼 필요는 없지만 수암골만 가자면 조금 아쉬우실 수도 있겠습니다. 아무래도 벽화마을은 길게 잡아야 두시간이니까요. 수암골은 이제는 너무도 유명해져 버렸습니다. 소담하고 아름다운 마을은 어떻게 변했을지 걱정이 됩니다.
수암골은 카인과 아벨, 제빵왕 김탁구등의 드라마 속 배경지가 되었습니다. 그건 수암골이 어떻게 찍어도 잘 나오기 때문인가 합니다.
 

 
장미가 화려하게 핀 더운 한낮은 저를 자꾸 움직이게 합니다. 아마 이 벽화를 본 순간 저는 수암골에 폭 빠져버렸을겁니다. 붉은 장미 위로 그려진 감나무 그림. 아마 이 벽화도 가을에 보았으면 선명한 감나무 그림과 잎이 누렇게 변했을 장미잎에 어우러져 정말 가을스러웠을 것 같습니다.



상당산성 입구입니다. 작은 이 저수지를 두고, 사람들은 모두 뜨거운 태양을 피해 앉았습니다. 저수지를 한 바퀴 둘러보고 상당산성을 향하는 길로 오르면 저 위에서 이 저수지가 한 아름 보입니다. 지금 보이는 사진 오른 편으로는 상당산성의 맛집들이 도란도란 모여있지요. 그 곳에서 식사를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겁니다. 청주가 워낙 넓어서 볼 것들이 많지만 수암골과 상당산성은 반드시 들러야 하는 공간이 아닐까 싶네요.
 
 
WHAT : 걷기 그리고 두부와 막걸리 마시기 
 
무엇을 해야 하느냐 물어보신다면 결국 저는 다시 상당산성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상당산성은 최고 8km를 걸을 수 있는 최적의 트래킹 공간입니다. 산성을 따라 걷는 것이기 때문에 위험할 것도 없고, 자연을 벗 삼아 걷다보면 정말 매력적인 공간이라는 것을 느끼실겁니다. 상당산성 자체가 꽤 높은 지점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오르막 길이 많지 않은 것도 좋아요.(물론 제가 끝까지 오른 것은 아닌지라 8km내에 꽤 오르막길이 있으려나요.ㅜㅜ)
 
앞서 살짝 말씀드린 맛집들도 이 곳의 장점. 등산을 좋아하시는 분들 중에 산에서 맛보는 음식도 그 이유가 된다면서요? 이 곳에는 한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가격의 상당집이라는 음식점이 있습니다.



지금은 6천원으로 올랐지만 막상 맛 보고 나면 이 음식들이 결코 6천원짜리 음식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실 거예요. 저희가 고른 음식은 모두부와 청국장. 들어가는 입구에는 막 해낸 순두부를 그냥 가져다 먹을 수 있고요. 양푼에 갖가지 나물을 얹어 저희가 시킨 청국장에 밥을 비비면 그 맛은 또 어떠한지요. 지금도 막 침이 넘어가는 듯 합니다. 제가 맛본 시골 음식 중에는 최고 중에 최고였어요.
그리고 이 곳에서 직접 만든 막걸리도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시원하게 나온 막걸리를 시원하게 식은 막걸리 잔에 따라 마시면 이 곳이 천국인가 싶습니다. 여행에서 최고의 즐거움 중 하나는 먹는 것이죠. 이것으로 청주 여행은 완성된 것이 아닐까요?



 
HOW : 뚜벅이보다는 기동성 있는 차가! 
 
귀여운 그림으로 시작하는 이 곳 청주는 뚜벅이 여행자가 다니기에는 다소 빠듯한 기분이 듭니다. 많이 걷고 헤메었어요. 물론 우리는 한국 사람인지라 버스노선표를 보고 잘 찾아가면 되고, 우리에게는 스마트폰이 있으니 찾아가는데는 전혀 무리는 없어요. 다만 시간의 차이가 좀 있지요. 수암골에 갈 때는 조금 올라가는 것을 감안해 택시를 이용했고요. 상당산성은 꽤 가야 하는 것을 생각해서 버스를 탔지요. 
 
차를 가져가면 볼 수 있는 뷰와 버스를 탔을 때의 약간 높은 그 뷰가 다르고 주차공간에 제약이 있을 수도 있겠죠. 꼭 어느 것이 더 좋기만 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당일치기 여행으로는 차를 추천합니다.
 


WHY : 여기는 사람 사는 동네 청주니까요
 
왜 청주냐고요? 저는 일단 너무 인위적인 공간에 대한 반발심이 있는 것 같아요. 사람이 사는 공간에 대한 경외심도 있지요. 그래서 저는 청주가 참 좋았습니다. 수암골에 가면 곳곳에 의자가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어요. 근처 공원에서 볼 법한 벤치 말고 집에서 쓰던 손 때 묻은 그런 의자들입니다. 마을에 놀러 온 손님들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곳에는 저희도 지킬 건 지키며 놀러가야 하지 않겠어요? 마을 분들께 무작정 카메라를 들이댄다든지 너무 시끄럽게 수다를 떤다든지 그러지 말고 우리도 개념을 잘 챙기고 가면 좋겠습니다.



들어가는 길에 꼭 지도를 챙겨서 들고 가세요. 숨겨진 그림이 워낙에 많거든요. 이렇게 잘 다듬어진 화단도 놓치지 말고 보시고요. 이 곳의 인기 그림들도 꼭 보고 오세요. 피아노 계단이나, 수암상회 그림. 그리고 지금도 있을 지 모르는 수암골의 마스코트 삼식이도 말이죠.



걷는 것이 즐거운 곳이야말로 좋은 여행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구석구석 골목길을 헤집어다니는 것도 탁 트인 하늘과 가까운 산성을 걷는 일도 몹시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누구와 어느 곳을 가느냐는 여행을 구상하는 중 항상 고민하는 일들이죠. 저는 이번 주말에도 어디론가 떠납니다. 좋은 사람과 하는 여행은 늘 즐거우니 이번에도 분명 행복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주말의 한 순간을 온위크엔드와 함께 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청주여행기는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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