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리즈의 여행일기 - 백제여행, 부여를 가다
리즈 | 2011.05.25 | 추천 : 2851 | 조회 38249



살아간다는 게 참 어렵습니다.  쉬어갈 만하면 다른 일이 생기고 또 한숨을 돌리면 다른 일이 저를 기다리고 있죠. 문득 쉼이 필요한 순간 그리고 현실에서 멀어지고 싶은 그 순간, 여행이라는 행복한 도피를 합니다. 이번 여행의 컨셉은 백제를 만나는 뚜벅이여행. 그리고 비용을 최소한으로 여행해볼까 합니다. 그 결과는 놀랍게도, 2박 3일 동안 먹거리를 포함한 모든 비용을 96,000원으로 해결했습니다!
 
비용은 저렴하지만 즐거움마저 싸구려는 아니었던 알찬 여행길을 다시 한번 되짚어 볼까 합니다.

부여로 가는 길

서울 근교에서 부여로 가려면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뚜벅이 여행자에게는 버스가 가장 편한 방법일 듯 합니다.  부여까지 직행버스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남부터미널이나 동서울터미널을 이용합니다. 이번에는 남부터미널로 출발! 남부터미널에서는 직행인 것과 아닌 것을 운행하는데, 직행일 경우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새벽에 토익수업을 듣고 탄 버스에서 까무룩 잠이 듭니다. 알수 없는 기운에 잠이 깨었는데, "아... 금강이다.." 

 

금강변을 따라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됩니다. 버스에서 본 금강은 참 예쁩니다. 하지만 금강은 공사중. 지금 생각해보니 이번 여행길은 가는 곳곳이 공사중이었습니다.  뭔가 이유가 있으니 공사를 하는 것이겠지만 아름다운 이 땅의 산하가  망가지지 않는 선에서 공사가 진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그 어떤 이유에서건 이 곳 금강은 너무나 아름다운 우리의 젖줄이니까요.
 


이제 곧 부여에 도착합니다.
 
부여를 한마디로 말하자면요.. 
 
부여는 생각보다 참 아기자기한 동네입니다. 그래서 당일치기 여행으로 안성맞춤이고요. 서울에서 별로 멀지도 않고, 또 먹거리나 볼거리도 그득그득합니다.
그래도 부여에 도착하시면 버스터미널 안내소에서 관광안내도를 부탁하세요.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정림사지박물관까지 도보로 약 10분쯤 걸린다고 생각하시면 전반적으로 걸을만한 거리지요?  궁남지에서 구드래조각공원까지 택시를 타도 약 3천원이면 됩니다. 위에 지도에 나온 스팟들이 제가 그날 가서 본 것들입니다.
 
오늘의 일정은요!



이 일정이 대략 6시간정도 여행한 거리인데요. 다시 일정을 짤 기회가 된다면 정림사지를 본 후에 부여 박물관에 들르는게 좋겠습니다. 그 다음에 궁남지를 둘러보고 택시를 타고 느긋하게 낙화암을 보러 가는 거지요. 하루를 묵게 된다면 주변의 만수산 자연휴양림에서 하루 묵는 것도 좋고, 근처의 서동요 테마파크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아, 그리고 이 이야기는 꼭 하고 싶었습니다. 부여에 사시는 분들에 대한 고마움 말입니다. 부여 군민 모두가 길을 잃을 위기에 처한 타지인에게 너무나도 잘 해주셨습니다. 어느 누구도 귀찮아하지 않으시고 정확하고 자세하게 알려주셨죠. 친절도 100점의 베테랑 가이드셨어요 모두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정림사지

부여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내려 가벼운 점심식사를 마치고, 정림사지를 향합니다. 가는 길에 매표소가 하나 열려있구요. 큰 길을 따라 쭉 걸어 들어가다보면 초등학교 하나가 나오는데, 그 사잇길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들어가는 작은 꽃길을 지나 초등학교 맞은 편에 정림사지 입구가 보입니다.
 
정림사지는 넓지만 아직 조성 중이라 볼 것이 많지는 않습니다. 정림사지 안에는 작은 박물관과 연못 그리고 그 유명한 정림사지 오층 석탑이 있지요. 정림사지 오층 석탑은 익산에 있는 미륵사지 석탑과 함께 백제 시대의 석탑 중 보존된 2기의 석탑 중 하나 입니다. 마치 치장한 양반부인처럼 단정하기 이를데 없고 군더더기없이 깔끔하지요. 얇고 넓은 각층의 옥개석이 우아합니다. 이 양식이 한국 석탑의 양식을 만드는 데 많은 일조를 했다니 다시 한번 눈이 가네요.

 

정림사지는 지난 2007년부터 복원공사에 들어가 2014년 완공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전의 사료를 고증하여 정림사를 완벽하게 복원할 계획이라고 하더군요.   비어있는 역사의 산 공간이 아쉬울 것도 같고, 고증된 정림사가 화려하게 들어서게 될 이 곳이 기대도 됩니다. 한가한 목요일. 아무도 없어서 그 쓸쓸함이 더 와닿던  때에 여행을 해서 옛 사찰의 빈자리가 더욱 와닿았던걸까요? 당장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지금 부여는 더 많은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공사가 한창입니다.

 


궁남지[서동공원]
 
궁남지는 연꽃이 몹시 아름다운 공원입니다. 백제시대의 러브스토리 중 단연 일등은 서동과 선화공주의 이야기지요. 과거 드라마 '서동요'의 주인공이 었던 백제의 무왕과 선화공주의 이야기 말입니다. 삼국사기에서는 이 곳을 이렇게 이야기 했다고 합니다.
 
" 백제 무왕 35년(634) 궁의 남쪽에 못을 파고 이십여 리 밖에서 물을 끌어다가 채우고 주위에 버드나무를 심었으며, 목 가운데 섬을 만들었는데 방장선산을 상징한 것". 이 사진을 보시면 좀 더 와닿지 않으려나 생각합니다.궁남지는 우리 나라 정원 중 가장 오래 된 정원이라고 하는데요.

 

이 큰 연못을 기준으로 둘러쌓인 연못에는 가득 연꽃이 있습니다. 하지만 연꽃이 사시사철 피는 꽃은 아닌지라 7월에 오시면 더 많은 걸 보고 느끼실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죽은 듯 늘어진 연꽃의 대가 처연합니다. 파란 하늘과 파란 잎들과 상반된 기분도 들고요.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여름이 올 즈음에는 연꽃이 만발하겠지요.  다시 생각하면 오늘이기에 부여의 한가함과 여유로움을 한껏 느끼지 않았나 싶습니다. 무슨 일이든 공짜가 없는 법이죠. 연꽃의 아름다움과 여유를 맞바꾼 셈이니까요.
 



 
 
국립 부여박물관

따뜻하고 여유롭던 궁남지를 뒤로하고 국립부여박물관을 향합니다. 현재 국립부여박물관은 입장료 무료화를 연장시행하고 있으니 부담없이 이용하실 수 있답니다.

  

 사실 국립박물관이라고 하면 서울중앙박물관을 생각합니다만, 부여의 경우 그렇게 규모가 큰 편은 아닙니다. 신축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깔끔하고, 안에는 쉴 곳이 곳곳에 있어 편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 곳을 찾는 진짜 이유는 이것이죠. 바로 금동 대향로 입니다.

<백제금동대향로. 국보 제287호로 충남 부여 능산리 절터에서 출토. 사진출처 : 국립중앙박물관>

어느 분의 리뷰에서 이 박물관에 오는 이유는 금동대향로 때문이라고 하더니 저 역시도 금동대향로의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다른 신석기나 청동기시대의 유물들은 다른 곳에서도 많이 보던 것이라 사실 그다지 감흥이 없었는데요.360도를 돌며 볼 수 있도록 배려넘치는 전시에 조명도 좋았습니다. 섬세하게 세공된 금동 대향로를 보자니 어쩌면 과거를 막연하게 현재보다 열등하다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이라고 해도 이런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내기는 어려울테니까요.

정림사지와 궁남지를 홀로 구경하던 저는 이 곳에서 친구를 만났습니다. 지금까지 저에 대한 생각에 가득차 거닐던 여행과는 다르게 함께 하는 여행은 또 다른 설렘이 있지요.

낙화암 그리고 부소산성
 
부여에서 제일 보고 싶었던 것은 뭐니뭐니 해도 백마강과 낙화암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곳에 오기 전 박물관에서 황포돛대 운행여부를 여쭤봤더니, 직접 전화를 해주셨습니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라 이 날은 운행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20명이 모이지 않으면 출발하지 않으니 참고하세요. 물론, 꼭 타야 한다면 20명인분인 20만원을 지불하면 탈 수 있지만 유람선도 나쁘지 않아요. 가격은 편도로 3500원. 
 
편도를 추천하는 건 멀리서 낙화암을 보고, 부소산성을 돌아 내려오는 길이 너무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가끔 여행이라는 것이 힘들고 지치게도 하긴 하지만,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고, 너무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니 그저 감사할따름입니다.
 
낙화암은 백마강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삼천궁녀가 뛰어내린 암벽이기 때문이지요. 그녀들의 마음이 아직까지 남아 붉다고 하는데 잘 보이지는 않지만 느껴질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바람이 부는 따뜻한 봄날, 햇빛이 드리운 자연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이 사진을 보시면 바로 느낌이 오실겁니다.

 

백마강과 부소산성은 아름답습니다. 세월을 이겨내고, 어려운 그 시간들을 견뎌내며 더 아름다워지고 더 치열해진 모양입니다. 삼천궁녀가 떨어졌다는 낙화암도, 그녀들의 위해 세워진 고란사도 삼천의 궁녀들이 한을 품었다고 하기에는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길을 따라 내려가는 것은 또 얼마나 시원하고 정겹던지요. 가는 길길이 다람쥐와 산새들이 인사합니다.  피어 있는 꽃에게도 감사하고, 함께 동행해준 친구에게도 감사하고요. 또 아직까지 이렇게 잘 보존되어 있는 이 곳에도 감사함을 느낍니다. 더운 여름에 왔으면 퍽 짜증이 났을지도 모르는데, 바람이 너무 불어 더위를 느낄새도 없이 상쾌함만 느끼고 갑니다.

 

루트를 따라 잘 내려오면 아까 낙화암으로 갔던 구드레공원으로 다시 내려옵니다. 이제 식사를 후딱 해치우고, 어여어여 공주로 가야 합니다.  공주의 특별한 숙소에 가려면 말이죠!
 
 
먹거리
 
부여에서는 점심과 저녁을 먹었는데요. 국내여행이 좋은 건 어느 식당을 선택해도 특별히 나쁘지 않은 식사를 할 수 있다는게 아닐까 싶어요. 요즘에는 스마트폰 없으신 분들이 없으니 검색해서 맛집을 찾아가는 것도 어렵지 않죠. 그래서 살짝 다른 색깔의 맛집 두 곳을 소개합니다.
  
바로그집
 
우선 점심은 부여고속터미널 맞은편에 있는 분식집에서 했습니다. 친구가 두명만 더 있었다면 즉석 떡볶이를 꼭 먹고 싶었는데 혼자인지라 그냥 낙지 비빔밥(4,000원)을 시켰습니다.

 

정말 푸짐해보이는 점심식사 아닌가요? 짭조롬한 것이 올려놓은 고명 하나하나에 무척 정성이 들어간 듯 하여 기분 좋게 먹었습니다. 들어오시는 손님들이 다 각각의 음식을 시키시는 것으로 봐서는 아마도 꽤 유명한 맛집이 아닐까 합니다.
 
바로 그집 information
ADD : 충남 부여군 부여읍 구아리 253번지 (부여 고속터미널 맞은편)
TEL :  041)837-7077
 
구드레돌쌈밥
 
저녁은 박물관에서 추천받은 돌쌈밥 집을 향했습니다. 돌쌈밥이 뭐냐고요? 말 그대로 돌솥밥 + 쌉밥입니다.  저희는 양을 고려해 돌솥밥 대신에 공기밥으로! 그렇게 쌈밥이 8000원입니다. 부여인지라 연잎밥을 먹어보려고 했는데, 마침 구드레조각공원에서는 이 곳이 유명하다더군요. 이 음식점 주인께서 연잎밥도 파신다고 하니 부여에 오셨을 때 한 번 방문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쌈밥이다보니 뭐니뭐니해도 쌈채소의 신선도가 맛을 좌우하지 않겠습니까. 쌈채소는 신선하고 장맛도 좋았습니다. 시장이 반찬인지, 오랜만의 여행이 즐거운지 다른 때에 비해 유독 즐거운 식사였답니다.
 
구드레돌쌈밥 Information
ADD :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구아리 96-3
TEL : 041-836-0463
HOME : http://www.kudur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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