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포츠] 서울속의 녹색 : 서달산~국사봉~보라매공원 도심트레킹
Punctum | 2011.10.02 | 추천 : 2282 | 조회 33425



서달산은 해발 179m의 작은 산이다. 그나마 서달산이란 이름을 얻게 된 것도 요근래 일이다. 예전에는 무명산이나 다름없었다. 바로 옆에 국립현충원이 위치한 탓에 출입이 원활치 못했던 탓도 있다. 그러나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이 보석 같은 산을 사람들이 몰라볼 리가 없다. 아름다움은 그런 것이다.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기침처럼 도드라지기 마련이다. 
 

▲ 서달산 등산로 일대에는 잣나무, 측백나무 등 7,000그루가 넘는 나무가 심어져 있어 피톤치드가 풍부하다. 이 같은 생태공간조성은 도심의 산소통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4호선(9호선) 동작역 3번 출구로 나오면 현충원 방면으로 육교가 나있다. 이 육교를 건너 서달산 등산로 방향이라 적힌 나무계단을 올라가면 서울에서 걷기 좋은 숲길 중 하나로 꼽히는 서달산 트래킹 코스의 시작이다. 현충원 돌담길을 따라 2.5km 정도 운치 있는 숲길이 이어진다. 2010년 서달산 생태공원이 본격적으로 조성되면서 곳곳에 데크쉼터가 설치되어 인근 주민들 뿐만 아니라 타지에서도 무수한 사람들이 서달산 숲길을 걷기 위해 찾아온다.

비록 돌펜스에 철책까지 연결되어 있어 주변 경관과 묘한 긴장을 이루지만 길이 워낙 호젓하고 예뻐 그마저도 운치 있어 보인다. 서달산만 올랐다가 내려가기엔 코스가 짧다. 일부러 시간 내서 찾았는데 좀 더 걸어볼 일이다. 정상 조금 못 미쳐서 현충원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있다. 특별히 입장료가 필요 없는 곳이라 호국영령들의 영면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묘역 주변을 거닐어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 동작역 3번 출구에서 육교를 건너면 만나는 서달산 등산로 입구(사진 상.좌). 서달산의 숲길은 좁고 길다. 빼곡히 늘어선 나무숲 속을 천천히 걷는 여유를 누리기 알맞다

하지만 내친 김에 서달산에서 내려와 봉현배수장 방면으로 계속 진행하여 국사봉과 보라매공원까지 연계하는 트래킹코스로 진행해보는 코스를 추천한다. 10.6km 정도로 거리는 다소 길지만 해발고도가 높지 않고 도심을 가로지르며 진행하는 코스라 3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순탄한 길이다. 

현충원 개방문(흑석동)방면으로 진행하면 서달산 정상에 있는 동작정을 만난다. 잠시 쉬었다가 담벼락을 오른쪽에 끼고 달마사를 지나쳐 돌계단을 내려오면 좌측 내리막길로 접어든다. 바로 보이는 터널을 통과해서 직진. 관악현대아파트 방면으로 가는 길이다. 큰 사거리 모퉁이에 세븐일레븐 편의점이 보이고 이 편의점을 지나쳐 계속 오르면 현대아파트에 닿는다. 아파트 단지를 통과하면 봉천고개사거리로 연결되고 거기서 육교를 건너 오른쪽으로 내려간 다음 구암중학교 방면으로 유턴하듯 좌회전한다.
 

▲ 서달산에서 국사봉으로 가는 길은 도심 한가운데를 통과하기도 한다. 숲과 숲 사이에 비집고 들어선 마천루들과 달동네의 흔적들은 우리 시대의 고단했던 연혁을 보여주는 도감들이다. (사진 위)
▲ 봉천고개사거리 육교를 건너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세계불교법왕청으로 갈 수 있다. 둥근 돔 형태의 건물은 봉현배수장. 전체 트래킹코스에서 잘 봐둬야 할 랜드마크들이다. (사진 아래)

여기서부터 세계법왕청을 지나쳐서 내려와 꽃마을길에서 좌회전, 곧바로 각 좁은 우회전을 하면 둥근 돔형태의 봉현배수장을 지난다. 트래킹 코스 일대에는 가난과 고단한 삶의 상징이었던 봉천동 달동네가 사라진 자리에 마천루 같은 고층아파트가 빼곡히 들어서있다. 이제는 다 잊으라는 듯 과거의 흔적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알 수 없는 씁쓸함 따위를 뒤로 하고 국사봉 동쪽 들머리로 들어간다. 배드민턴장 길 건너 편에 진입로가 있다. 

국사봉은 해발 184m로 앞서 지나온 서달산과 높이가 비슷하다. 동작구와 관악구에 걸쳐있는 이 산은  무학대사가 창건한 사자암 같은 유서 깊은 사찰을 비롯하여 서울시가 선정한 우수조망소로 꼽혔을 만큼 탁월한 조망권을 갖췄다. 매년 1월 1일에는 새롭게 떠오르는 한 해를 맞이하기 위한 일출명소로도 유명하다. 인근 주민들의 푸근한 쉼터 역할은 물론이요 각종 체육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사계절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지역명소로 이름나있다. 특히 약 300미터 정도 이어지는 국사봉 내의 녹색 산책로는 숲의 활력을 체험하려는 사람들로 항상 분주하다.

 
▲ 서달산 산책로는 아침부터 밤까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300m 가량 이어진 푹신한 흙길은 서울 한복판에서 누리기 힘든 호사임에 틀림없다. 국사봉 정상 조망터에서 바라본 풍경. 한강과 원효대교, 뒤편의 북한산 자락이 선명하다(사진 위)
▲ 무학대사가 건립한 고사찰 사자암. 암자라곤 하지만 깊은 역사를 자랑하듯 규모가 여느 큰 사찰 못지 않다. 당곡사거리 초입에 있는 양평해장국을 그냥 지나칠 순 없는 일이다. 푸짐한 선지해장국에 모주 한 잔 곁들이면 즐거웠던 트래킹에 딱 어울리는 마침표 (사진 아래)

동쪽에서 올라갔으니 이번엔 서쪽으로 내려올 차례. 정상에서 한 숨 고르고 서쪽 출입구로 내려와서 바로 좌회전, 10분 정도 골목길을 걷다 보면 창조약국 삼거리를 만나다. 여기서 우회전 하면 보라매공원으로 연결된다. 롯데백화점 관악점 앞으로 지나가 2호선 신대방역을 이용할 수도 있고 공원 안으로 진입하여 여유 있게 트래킹을 마무리해도 좋다. 유흥상권인 신림역 사거리가 지척이라 뒷풀이하기도 편하다.


# 서달산 찾아가는 길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원점회귀가 어려운 트래킹 코스인 만큼 대중교통을 적극 이용하자. 4호선 동작역에서 육교만 건너면 바로 연결된다.

# 맛집 멋집
서달산에서 국사봉을 거쳐 보라매공원까지 왔다면, 아래 소개하는 2곳은 필히 들려볼 만 하다. 첫 번째는 당곡사거리 초입에 위치한 <양평해장국(02-875-2366)>. 푸짐한 내포와 보들보들한 선지, 약간 짠 듯 하면서도 입에 쩍쩍 달라붙는 국물은 애주가들이라면 도저히 피해갈 수 없다. 여기에 수육까지 하나 추가해서 한 상 벌이면 집에 일찍 들어갈 생각은 말아야 한다. 두 번째 추천맛집은 농심 본사 뒤편에 <서일순대국(02-821-3468)>. 골목 일대를 아예 순댓국거리로 만들어버린 순댓국의 지존이다. 잡내 하나 없이 잘 삶아낸 머리고기와 내장, 구수하고 진한 국물은 입맛 까다로운 여성들도 반하게 만든다. 여기에 양념장을 풀지 않고 들깨와 새우젓만으로 간을 하면 더욱 깔끔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그래도 순댓국인데 심심하지 않겠냐고? 글쎄 먹어보면 안다.


Tip 1. 서달산에서 국사봉을 거쳐 보라매공원까지 오는 동안 도심 한복판을 수시로 지나치게 된다. 다소 터프한 구성의 둘레길이라 생각하면 편하다. 

Tip 2. 아무리 서울 한복판, 해발 200미터도 채 안 되는 낮은 산들을 오간다곤 해도 10km가 넘는 코스다. 밑창이 얇은 일반 운동화로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쿠션감이 좋은 트래킹화 또는 경등산화를 신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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