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경춘선 여행. 춘천 당일 코스 여행
skyhigh | 2012.01.28 | 추천 : 2833 | 조회 60364


상봉역 근처 아파트로 이사온 지 벌써 8년. 경춘선이 곧 개통 할거라는 이야기는 이사와 함께 들었던 터라 나중에 개통하면 한 번 이용해봐야지 생각했더랬다. 하지만 생각만이었을 뿐이고 정작 개통은 작년 12월에 했는데도 계속 미루다 이제서야 경춘선을 타고 춘천을 가보겠다고 길을 나선다. 

상봉역이 경춘선은 물론 7호선과 중앙선 3개의 노선이 운행하는 곳이라 그런지 주말인데도 이용객이 많아 북적거린다.

▲ 경춘선은 개통한지 몇 개월 되지 않아서인지 플랫폼도 아주 깨끗하고 전철 내부도 새것처럼 깔끔하다.

전철이 도착할 시간이 되자 의자에 앉아 기다리던 승객들이 하나 둘씩 줄을 서기 시작한다. 어쩌다 보니 좀 뒤쳐져서 줄을 섰는데 상봉역이 춘천역의 출발역인데도 원체 사람이 많아 앉을 자리가 없었다. 게다가 중간에 하차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가평역까지는 꼼짝없이 서서 가야 하므로 조금이라도 편안한 여행을 원한다면 전철 도착 4, 5분 전에 미리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게 좋다. (참고로 급행기준으로 상봉역에서 춘천역까지는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된다)

거의 1시간 30분 걸려서 도착한 남춘천역. 첫 번째 목적지인 소양강댐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참고로 얼마 전부터 춘천에서도 서울에서 사용하는 교통카드 사용이 가능하고 환승 혜택도 받을 수 있게 되었으니 따로 현금을 준비할 필요는 없다.

▲ 2번 출구 쪽으로 나가서 바로 앞에 보이는 육교를 건너지 않고 오른편으로 내려가면 바로 아래에 버스정류장이 있다. 아주 친절하게 소양강댐으로 가는 버스 번호가 눈에 잘 띄게 적혀있다. 바로 옆에 있는 관광안내소에는 춘천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담은 팜플렛들이 구비되어있다.

버스로 30여분 달려서 도착한 소양강댐. 댐으로서의 기본기능은 물론 관광지로서도 한몫을 하고 있다. 댐 덕분에 생긴 인공호수인 소양호를 둘러볼 수 있는 유람선이 시간마다 운행하고 있다.


청평사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 선착장으로 이동한다. 청평사 왕복 배편 가격은 1인당 6천원. 고작 10여분 밖에 안 걸리는데 뱃삯이 좀 비싼 게 아닌가 싶다. 원래는 1시간에 2대만 운행한다고 하는데 주말에 사람이 많을 때는 배에 사람이 꽉 차면 바로 출발을 한다고 한다. 역시나 낡은 배에 사람이 가득 차니 배 외관만큼이나 늙은 엔진이 요란한 굉음을 울리며 출발한다. 


청평사쪽 선착장에 내리자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밥 먹을 시간도 얼추 된 것 같아 잠깐 비도 피할 겸 근처 식당으로 향했다. 그래도 오고 가는 사람들이 많은 관광지이다 보니 계곡 주변에 꽤 많은 식당들이 운집해있었다. 맛이야 다 거기서 거기일 듯 하니 길게 고민하지도 않고 가장 한산한 집을 선택해 자리를 잡았다.
춘천에 왔으니 막국수를 먹어줘야 될 것 같은데 직접 면을 뽑는 곳이 아니라면 특별히 다를 게 없을 것 같아 쟁반국수로 선택하고 메뉴판을 보다 이것저것 다 먹고 싶은 욕심에 모둠전까지 시켜본다. 


식사를 다 마쳤는데도 비가 그치지 않아 근처 작은 가게에서 비옷을 뒤집어 쓰고 청평사로 이동했다. 산길이긴 하지만 올라가는 길 내내 완만한데다 시원한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갈 수 있어서 산책하기에 꽤 좋은 길이다. 중간에 낙수 소리가 장관인 구성폭포가 가슴을 탁 트이게 해주고, 공주와 상사뱀의 슬픈 인연에 관한 전설 또한 역사가 깃든 관광지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이다.

천년사찰 청평사의 역사는 973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무려 2번의 밀레니엄을 거치는 동안에도 묵묵히 세월의 격랑을 이겨냈다. 역사에 비해 워낙 경내가 아담한지라 천천히 다 둘러보는데도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는다. 소원과 다짐을 적어놓은 기와불사들을 보며 여기까지 오면서 무슨 걱정과 소망을 담고 있었는지 곰곰이 생각해본다. 


춘천까지 왔는데 닭갈비를 어찌 빼먹으랴. 소양강댐에서 다시 춘천 시내로 가는 버스를 잡아타고 춘천 명동으로 향한다. 아직 점심 먹은 게 소화가 되질 않아 명동에서 가까운 중앙시장을 둘러보기로 한다. 닭갈비 골목이 있는 명동과 중앙시장은 바로 이어져 있어 닭갈비로 식사를 하고 간단하게 소화 시킬 겸 구경하러 갈만하다.
중앙시장은 작년에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에 선정돼 ‘춘천 낭만시장’으로 새롭게 도약을 꾀하고 있다. 중앙시장 뒷골목까지 구석구석 다니다 보면 곳곳에서 벽화와 사진은 물론 재미있는 컨셉의 설치물을 마주치게 된다. 특히 어느 골목 천장에 원래부터 거기 있었던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꽂혀있던 거대 당근은 꽤 마음을 즐겁게 해주었다. 이런 전시물뿐만 아니라 공연이나 전시회 등도 자주 열린다고 하니 중앙시장 공식 블로그에 가서 미리 공연정보를 알아보고 가는 게 좋다.


중앙시장 골목 구석 구석을 다 뒤져보고 이른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바로 옆에 있는 명동 닭갈비 골목으로 이동한다 (중요한 건 아니지만 춘천 명동의 실제 행정구역상 명칭은 조양동이라고 한다). 
정말 닭갈비 골목은 말 그대로 닭갈비 골목이다. 골목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가게가 다 닭갈비 음식점이다. 며칠 전에 춘천 출신 후배에게 ‘닭갈비는 어디가 맛있냐?’ 라는 문자를 보냈더니 닭갈비 골목에 있는 음식점이면 맛의 편차가 거의 없을 테니 딱 봐서 마음에 드는 곳으로 들어가라고 조언을 해줬던 터라 보기에 가장 넓게 앉을 수 있는 식당을 낙점했다. 


식사를 끝내고 춘천역까지 걸어가볼까 했으나 열차 시간이 애매해서 택시를 타기로 했다. 택시비는 딱 기본요금. 걸어가기에는 좀 거리가 있으니 일행이 2명 이상이라면 버스보다 택시로 이동하는 게 효율적이다. 
많이 돌아다닌 것 같지도 않은데 춘천역에는 벌써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했다. 출발할 때의 상봉역과는 다르게 저녁 시간의 춘천역과 열차는 너무나 한산하다. 덕분에 살짝 피곤한 몸을 느슨하게 풀어놓으면서 여유롭게 춘천여행을 마무리한다. 


좀 더 여유가 있었다면 물레길 체험이라던가 애니메이션 박물관도 들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쨌든 경춘선 덕분에 춘천도 대중교통으로 당일코스 여행이 어렵지 않은 곳이라는걸 알게 되서 종종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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